동업자 횡령 성립 요건과 판례: 정산 없이 쓰면 ‘사용한 전액’이 횡령 대상
동업은 민법상 ‘조합 관계’로, 동업으로 벌어들인 수익과 자금이 특정 개인의 돈이 아니라 ‘공동 재산’으로 취급됩니다. 이 때문에 정산 전에 자금을 임의로 사용하면 쉽게 횡령·업무상횡령 문제가 될 수 있으며, 형법 제355조와 대법원 판례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동업자 횡령: 동업 구조 자체에서 비롯되는 위험성
동업은 민법상 ‘조합’에 해당하고, 이 조합 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동업으로 벌어들인 재산이 개별 동업자의 것이 아니라 조합원 전원이 함께 가지는 공동 재산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매출이 발생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내가 가져갈 몫”이 바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정산을 통해 각자의 지분과 몫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누구의 것도 아닌, 모두의 것으로 취급됩니다. 이 말은 곧, 정산이 끝나기 전에는 어느 한 사람도 마음대로 동업 자금을 처분할 권한이 없다는 뜻이고, 바로 이 구조 때문에 동업 관계에서는 횡령·업무상횡령이 다른 관계보다 훨씬 쉽게 문제가 됩니다. 형법 제355조와 대법원 판례는 “공동 재산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 자가 임의로 소비한 경우”를 넓게 횡령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동업 계좌에서 돈을 빼 쓴 행위가 나중에 형사 문제로 불거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동업에서 횡령죄 성립 요건
동업에서의 횡령죄는 일반적으로 세 가지 축이 맞아떨어질 때 문제 됩니다.
첫째, 타인의 재물 또는 공동 재산일 것입니다. 동업 수익은 정산이 완료되기 전까지 어느 한 사람의 몫으로 확정되지 않기 때문에, 형법상 ‘타인의 재물’ 또는 ‘공동 재산’으로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둘째, 행위자가 그 재산을 보관·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동업 통장을 관리하거나, 매출을 정리하고, 계좌 이체 권한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게 됩니다.
셋째, 정산 전에 자금을 임의로 사용·소비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여기에서 자주 오해가 발생하는데, “어차피 내 몫일 줄 알고 썼다”는 주관적 생각과 상관없이, 판례는 정산 없이 사용한 경우 사용한 금액 전부를 횡령 대상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익 1,000만 원을 반반 나누기로 했더라도 정산 전 단계에서 600만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면 “초과 사용분 100만 원만 문제”가 아니라 600만 원 전액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 2011. 6. 10. 선고 2010도17684 판결 [횡령] [공2011하,1428]
‘내 몫만 썼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이유
많은 동업 분쟁에서 반복되는 항변이 바로 “나는 내 몫만 먼저 쓴 것일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동업 재산은 민법상 합유 재산으로 취급되고, 합유 재산은 원칙적으로 구성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처분이 가능합니다. 정산 절차는 사실상 “각자 몫을 서로 인정하고 동의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과정이 끝나지 않았다면 각자의 지분이 구체적인 금액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아직 정산도 하지 않고, “내 지분이 이 정도일 테니 미리 땡겨 쓴다”라고 스스로 판단해 사용하면, 나중에 “내 몫만 쓴 것”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위험이 큽니다. 특히 공동 계좌에서 개인 카드대금, 생활비, 개인 빚 상환 등에 사용한 정황이 드러난다면, 그 사용이 동업 목적을 위한 지출이 아니라 순수한 개인 소비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법원은 ‘공동 재산을 임의로 소비한 행위’로서 횡령 성립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횡령죄 성립을 부정하는 실제 수사·재판에서 다투어지는 주요 쟁점들
실무에서는 단순히 “돈을 썼다, 안 썼다”를 넘어서 여러 층위의 쟁점이 함께 다뤄집니다.
첫 번째 쟁점은 동업 관계 자체가 성립했는지 여부입니다. 구체적인 출자 약정, 역할 분담, 수익 분배 비율 등에 대한 합의가 불명확한 경우, 애초에 민법상 조합 관계인지를 다투어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자금의 성격을 구분할 수 있는지입니다. 개인 자금과 동업 자금이 한 계좌에 섞여 있는 경우, 어느 부분이 ‘타인의 재물’인지가 모호해지며, 이는 횡령 성립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세 번째는 정산·반환을 명확히 거부했는지, 단순히 지연·미정산 상태인지도 중요합니다. 형사상 횡령이 인정되려면 일정 수준의 ‘불법 영득 의사’, 즉 돌려줄 의사 없이 자기 것으로 취하려는 태도가 인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건 진행 과정에서의 태도와 정산·변제 의사도 함께 평가됩니다.
형사 리스크와 현실적인 해결 방향
형법 제355조에 따른 횡령 및 업무상횡령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한 비교적 중한 범죄입니다. 특히 동업 관계에서는 구조적으로 동업 재산이 모두 공동 재산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이 자금 관리 역할을 맡은 경우 혐의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래서 실제 사건에서는 법리적으로 횡령 성립 여부를 다투는 것과 동시에, 가능한 빠른 시점에서 정산·변제 및 합의를 병행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자금 사용 내역이 객관적으로 드러나 있고, 동업자 사이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이라면, 장기간 형사 절차를 끌고 가는 것보다 민형사 전체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정리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피해·가해 모두에게 손해를 줄이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건에서는 금액, 사용처, 사전 약정, 대화 내용 등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됩니다.
제355조 (횡령, 배임) ①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 12. 29.> ②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제356조 (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 12. 29.>
FAQ
Q1. 동업 계좌에서 돈을 쓰면 언제나 횡령이 되나요?
A. 동업 계좌에서 돈을 썼다고 해서 자동으로 모두 횡령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산 전 단계에서 개인 목적으로 자금을 임의 사용했다면 문제 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사용 내역이 동업 사업과 관련이 없고, 다른 동업자의 명시·묵시적 동의도 없었다면, 형법 제355조 및 제356조상 횡령 성립 여부가 적극적으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Q2. 개인 자금과 동업 자금이 섞여 있는 계좌도 횡령 문제가 되나요?
A. 예, 한 계좌에 개인 돈과 동업 자금이 함께 들어 있으면 나중에 어느 부분이 공동 재산인지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이런 경우 동업 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커지고, 분리·구분이 안 되는 점이 오히려 동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애초에 동업 전용 계좌를 별도로 두고, 입·출금 내역을 명확히 구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Q3. 동업자와 이미 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형사 고소와 합의 중 어떤 것부터 생각해야 하나요?
A.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는 형사 리스크, 손해액 규모, 향후 관계 정리 방향을 함께 고려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신뢰가 무너졌다면 동업 관계를 정리하는 민사적 조치와, 필요하다면 형사 절차를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게 됩니다. 다만 형사 고소는 한 번 진행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내용증명, 정산 요구, 변제 계획 제시 등 단계적 대응과 더불어 변호사와의 상담을 거쳐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국 동업자 횡령 문제는 동업 구조상 재산이 공동 재산으로 묶여 있다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정산 전에 자금을 임의로 사용하면 “내 몫만 썼다”는 주장은 잘 통하지 않고, 사용한 금액 전부가 문제 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동업 관계를 시작할 때부터 출자 구조, 수익 분배, 자금 관리 규칙, 정산 절차를 명확히 문서화해 두면,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형사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분쟁이 예상되거나 이미 불거졌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위치와 위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출발점입니다.